민주당 신.구주류간 신당 막후조율 시한을 하루 앞둔 22일 당내 중진들간 다각적인 물밑 접촉이 숨가쁘게 벌어졌지만 양측은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진통을 거듭했다. 신.구주류 양측이 23일 시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분당국면으로 돌입하면서 양측간 `분당 책임론' 등을 둘러싼 명분쌓기용 공방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이날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 김원기(金元基) 고문, 이상수(李相洙) 총장 등 당내 신.구주류 중진들과 잇단 접촉을 갖고 "분당은 공멸"이라며 설득을 벌였다. 정 대표는 특히 구주류 `정통모임' 회장인 박 최고위원과의 회동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개혁신당'에서 `통합신당'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내 조정기구를 구성해 신당 논의를 매듭짓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진보성향 의원들과 당밖 진보세력들의 움직임을 보면 통합신당이 아니라 범개혁단일신당"이라며 "타협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민주당을 해체하지 않고 개혁신당을 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입장을 밝히면 절충이나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중도파의 강운태(姜雲太) 의원도 "당을 해체하지 않고 개혁신당을 안하겠다는 것이 확인만 되면 대화가 될 수 있다"며 "선 민주당 개혁, 후 통합신당으로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신주류는 23일 시한을 넘겨 조율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24일 '신당추진모임' 3차회의를 소집해 분과위 구성 등 독자적인 신당창당을 추진할 방침이며, 구주류측 역시 같은날 `민주당을 왜 사수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양측은 협상 무산국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눈치다. 신주류의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당무회의 의결을 막은 쪽에서 분당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고, 구주류측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을 해체하자고 한쪽에서 책임질 일 아니냐"며 벌써부터 `분당 책임론'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유선호(柳宣浩) 전 의원 등 신주류측 원외지구당위원장 40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집권여당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이상 신당 추진을 미룰 수 없다"며 조속한 신당추진을 촉구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과는 별개로 오는 26일 한나라당 전대이후 진보.개혁 세력들의 신당 추진은 더욱 가속화될 조짐이다. 개혁국민정당 김원웅(金元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 의원 7명과 구체적으로 (탈당을) 논의하고 있고 상당한 교감이 있다"면서 "전당 대회 이후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개혁당이나 한나라당 진보성향 의원들의 경우, 민주당의 신당 논란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곧바로 당밖 세력들만으로 개혁신당을 추진하지는 않고 시간을 보면서 느슨한 형태의 연대를 통해 신당의 틀을 논의한다는 방침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신주류의 한 의원은 "만일 한나라당에서 이부영 의원 등 6-7명이 탈당할 경우, 민주당도 당내의 지루한 신당논란을 매듭짓고 조속히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한나라당 전대 이후 정치권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몰아닥칠 것임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