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첫날인 6일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과 아키히토 일왕 면담,닛케이(日經)신문 인터뷰,일왕 주최 만찬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정상외교 활동에 매진했다. 노 대통령의 방일 첫날은 유사법제(有事法制)가 일본 참의원을 통과하는 등 한.일 양국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시작돼 다소 어수선했다. …노 대통령은 왕궁으로 일왕 내외를 예방,2002년 월드컵대회 공동개최 이후 더욱 돈독해진 한.일 우호협력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 대통령은 일왕 내외에게 서명을 곁들인 자신과 권 여사의 사진을 액자에 담아 선물하고 백자 사면합(四面盒) 한 쌍을 전달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노 대통령에게는 일본 전통공예전에 입선한 접시 모양의 상감그릇 도예품을,권 여사에게는 보석함을 각각 따로 선물했고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 액자를 건넸다. …노 대통령은 닛케이 신문 인터뷰를 마친 뒤 왕궁에서 일왕 내외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한.일 양국간 친선우호협력 관계를 확인한 뒤 지난해 월드컵 공동개최를 화제로 양국간 미래지향적 관계의 발전과 동북아시대 협력을 힘주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 답사에서 "예로부터 한·일은 지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문화적,정서적으로도 가까운 사이"라며 "1천5백여년에 이르는 우리 조상들의 교류와 역사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깊은 역사적 인연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아키히토 일왕은 만찬사에서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활성화된 각종 교류행사 등으로 양 국민간 우호관계가 증진됐다는 점을 확인한 뒤 "올해부터 시작되는 청소년,스포츠 교류를 목표로 하는 일.한 공동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양국의 밝은 미래에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도쿄=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 [ 용어풀이 ] 유사법제=일본은 2차대전 패배로 미국에 의해 무장해제된 뒤 평화헌법에 따라 상대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방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수(專守)방위권만 부여받았다. 그러나 일본은 70년대부터 비상사태,즉 유사시(有事時)에 총리가 자위대의 출동을 명령하거나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키려 노력해왔다. 이를 유사법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