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5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유행어인 '코드'에 대해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의원이 고 건(高 建) 총리의 견해를 묻자 고 총리는 "코드라면 제한된 범위내에서 암호가 일치하느냐는 의미로 보는데 그런 코드는 좋아하지 않는다"며 "대통령과 저는 공개된 범위내에서 사이클과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 정권 실세들은 자신들과 `코드'가 맞으면 개혁이고 그렇지 않으면 반개혁으로 규정하는 식"이라며 "코드의 내용을 내보이지 않고 단지 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같이 한 역사적 경험 정도인데, 이 정권의 코드는 무엇이며, 대통령과 총리의 코드가 일치한다고 보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고 총리는 "참여정부 출범후 정치권과 언론에서 코드란 용어를 사용하지만 구체적 내용이나 범위가 설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하고 "그러나 현정권의 기본 방향은 변화와 개혁이라는 시대정신을 지향하고, 국민통합과 개혁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라며 `주파수'라는 표현을 대신 사용했다. 또 권 의원이 `대통령의 품위없는 말의 남발'을 비판한 데 대해 고 총리는 "대통령은 평소 권위의식없이 소탈하고 대중적인 어휘와 표현을 자주 사용한 적이 있어 공개토론에 나가는 대통령께 냉정한 자세로 이성적 대화를 해줄 것을 건의드린 일이 있다"고 소개, 자신도 대통령의 언사에 대해 조언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권 의원이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인정했군요"라고 다그치자 고 총리는 "비이성적이 아니라 감성적이고 소탈한 언어"라고 막았다. 고 총리는 민주당 이강래(李康來) 의원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온정도 필요하지만 법과 질서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고 보며 반드시 바꿔야 한다기 보다는 법적.이성적.적극적 리더십이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일부 시인했다. 고 총리는 책임총리제에 대해선 "현행 헌법상 어렵다고 본다"고 말하고 "총리로서 장관도 해임이 필요하면 해임건의까지 가겠지만, 현 시점은 복잡한 국정 현안을 해결하고 시스템 구축에 노력할 때"라고 밝혔다. 권 의원이 `현재 장관에 문제없느냐'고 다시 추궁하자 고 총리는 "고민하는 부분도 없지 않으나 현 단계에선 안고있는 과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날 질문 모두에서 권 의원이 "총리 얼굴이 전보다 힘드는 것 같다"고 말하자고 총리는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고 응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