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대정부 질문 원고에서 조지. W 부시미국 대통령을 '악의 화신'이라고 지칭, 국회파행의 원인을 제공했던 민주당 송석찬(宋錫贊)의원이 5일 또 같은 발언을 했다. 송 의원은 이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세계평화의 수호자로 가면을 쓴 악의화신에 의해 인류 문화의 발상지며 7천년동안 쌓아온 문화유적이 최첨단 무기로 파괴되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봐야 했다"고 말했다.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문맥상 `세계평화의 수호자로 가면을 쓴'은 부시 미 대통령이나 미국을, `인류 문화의 발상지'는 이라크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우리는 안보를 위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민족의 생존권을지키기 위해,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외교적으로 문제발언이 있었다"면서 "지난해도 이런 발언이 있어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국회에서 총무가 유감를 표명하는 등국회가 파행했는데, 새 국회법에선 정정이 불가능하니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발언은 자제해달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2월 18일 대정부 질문 때 사전배포힌 원고에서 "북한을 악의축으로 몰아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하려는 `악의 화신'인 부시 대통령의 계획에 편승해 대권욕을 채우려는 이회창 총재의 `악의 뿌리'를 제거할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다가 실제 발언에선 부시 대통령을 가리키는 표현을 삭제하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강력 반발, 속기록 삭제와 송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주장하는 바람에 한동안 국회가 파행했고 송 의원은 "매우 부적절한 표현을 쓰게 됐다"며 공개사과했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