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도는 지형적으로 국가 중심부에 있는 것이 바람직하고 교통망을 활용, 주요 도시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합의를 도출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오는 28일 국토연구원 주최로 경기 분당 대한주택공사에서 `해외 행정수도 이전 사례와 한국의 신행정수도'라는 주제로 강연할 미 버지니아공대 찰스 스티거 총장은 26일 미리 배포한 강연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00년 버지니아 공대 총장이 된 스티거 박사는 도시설계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힌다. 스티거 총장은 "한국에서 논의되는 신행정수도 이전은 세계 여러 곳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많은 선진국은 경제 거점도시에서 떨어진 곳에 한 국가정부의 기능이 입지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과 뉴욕, 캔버라와 시드니, 베를린과 본,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로 등이 그 예라는 것. 신행정수도의 입지조건은 가능한 지형적으로 나라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이어야 하며 고속철도나 고속도로, 항공 등을 이용해 주요 주변도시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스티거 총장은 강조했다. 또 정부기능을 새로운 곳에 세우고 통합하는 일인 만큼 생활하고 일하기에 좋은 도시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신수도 계획단계에서 각 사업을 과도하게 나누거나 사회적 일체감이 없는 기하학적 격자무늬 구조로 만들어 결과적으로 활력을 잃게 할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고 충고했다. 스티거 총장은 "무엇보다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정책을 결정하기에 앞서 국민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