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무기 등 비대칭위협 전문가인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책임연구원은 21일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중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 보유중이라도 매우 불안전한 것이어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넷 박사는 이날 서울 공군회관에서 항공우주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조찬 강연 '내가 참전해 본 이라크전, 그리고 북핵'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이 유사시 핵무기를 투하할 경우 노동 미사일에 탑재할 것이며 미사일이 북한 후방이 아닌 전방에 배치된다면 한미 양국군은 방어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부산 등 후방 지역에 떨어진다면 실제 폭발하지 않더라도 방사능을 유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사단이 후방으로 재배치되면 전쟁 억지력이 약화되고 북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여러 공격 수단을 갖고 있고, 특히 탄도 미사일로 인해 한반도에서 안전지대는 없다"고 말했다. 베넷 박사는 또 "2사단이 후방 배치되면 오히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2사단보다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재배치가 한반도 안보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넷 박사는 미국의 주요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비영리 민간연구소인 랜드연구소 소속으로, 한미연합사 화생방전략 선도관을 지내고 '한반도 화생방전 대응전략' 등 여러 편의 한반도 관련 저서와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