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호남 민심 추스르기에 나섰다. 정부출범 초기부터 호남인사 역차별론이 나온데다 최근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호남지역 출신 민주당 구주류가 소외되는 양상을 보이자 이 지역 민심 다독거리기에 직접 나선 것이다. 노 대통령은 18일 광주를 방문,역대 대통령으로서는 두번째로 5·18 기념식에 참석했고 지역 대표 4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오후에는 전남대에서 대학생·시민들을 상대로 특별강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화합과 차별해소를 여러차례 역설했다. 또 최근 미국방문에서 한 일련의 발언과 연설에 대해서도 국가안보를 위한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이해를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5·18 기념식에서 "참여정부는 5·18 광주의 숭고한 희생이 만들어 낸 정부"라며 "5·18 광주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해 개혁과 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내부분열로 시간과 국력을 낭비해서는 희망이 없으며 대립과 투쟁에서 대화와 협력으로,집중과 통제에서 분권과 자율로,소외와 차별에서 참여와 공존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전남대의 특강에서도 "지역에서 소외와 차별의 문제를 제기한다면,국가적 측면에서는 분열과 대립의 문제"라며 "분열과 차별,소외와 대립 갈등,불신과 증오에서 해방돼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책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화해와 통합의 목표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호남의 민심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방미 중 한 발언에 대해서도 "미국이 너무 빨리 쉽게 무력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막는게 제일 중요한 문제"라며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특강 후 "방미중 발언이 후보자 시절 발언과 차이가 많다"는 질문에 이같이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한·미 관계에서 우호적인 공조관계를 갖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위에 있으며,한·미 관계가 부드럽지 않고 갈등과 충돌이 생기면 북핵문제를 푸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주한미군 문제도 미국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 문제만 나오면 합리적 판단을 하지 못하는 한국 국민들이 더 두렵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노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국제정치 측면에서나 국내정치에서 올바른 지도력 행사를 위해서나 매끄럽게 가야 한다"며 "그것을 잘 하기 위해 미국을 간 것이며,가서는 듣기좋은 말을 해야지,듣기싫은 말은 하기 어려운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