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신당 논의가 신.구주류간 세싸움으로 번지면서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의 `정중동(靜中動)'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 동교동계의 좌장격인 그가 신당행을 택할지, 당 잔류를 택할지에 따라 신당논의의 세력 판도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 특히 한 전 대표가 12일 구주류 핵심인 정균환(鄭均桓) 총무가 소집한 의원총회에 불참하면서 그가 신주류측의 신당 추진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의 측근은 "대통령 방미중 정쟁을 자제하자는 취지에서 어느 한쪽 모임의 성격이 된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오는 16일 신주류 주도의 신당 워크숍에도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미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민주당 사수' 입장을 밝혔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만나서 의견을 전하고 조언을 듣길 기대한다"며 노 대통령과의 회동을 우회적으로 제의하는 등 다른 가능성도 완전히 닫아 놓지는 않은 상태다. 그는 실제로 최근 당내 인사들과의 면대면 만남은 삼가고 있지만 구주류측은 물론, 중도파와 신주류 의원들과도 전화 접촉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측근은 "한 전 대표가 여러가지 선택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노 대통령 귀국 직후 어떤 형식이든 회동을 통해 대통령의 의중을 명확히 파악한 후 최종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신당행 막차에 오르게 될지, 아니면 잔류 민주당의 좌장으로 또 다른 정치적 모색을 꾀하게 될지를 선택해야할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는 않은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