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11-17일 미국방문은 실무방문(Working Visit)이지만 국빈방문(State Visit)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실무방문임에도 불구, 미국이 노 대통령을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 머물게 하고, 15일 오전(한국시간)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행사를 갖도록 배려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지난 2001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미국을 실무방문했을 때 오찬행사만 있었지 외교적 의전과 예우를 갖춘 만찬행사는 없었다는 것이다. 또 노 대통령의 첫 방문지인 뉴욕의 공항에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토머스 허바드 주한대사가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영접하는 것도 `준(準)국빈방문' 예우로 볼 수 있다는 것. 이와함께 9.11 테러현장인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할 때는 블룸버그 뉴욕시장이직접 나와 안내할 계획이다. 뉴욕에는 외국정상이 자주 찾는데, 블룸버그 시장이 직접 나와 현장을 안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뉴욕 증권거래소 방문시에는 그라소 회장이 직접 나와 노 대통령의 증시 개장 타종식에 참석하고, 임원진과 별도 간담회도 갖도록 배려했다. 이와 관련, 반기문(潘基文)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9일 MBC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이번 방미는 국빈방문식으로 하고 있으며 각별히 예우를 받고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상회담 장소가 캠프 데이비드 별장이나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이 아니라 백악관으로 잡힌 것은 노 대통령이 처음 방미하는 점을 감안, 격식을 갖추자는 차원이라는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부시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 등을 크로포드 목장으로 초청, 회담했으나 이는 이들 정상이`구면'이라는 점에서 의전상 다를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국빈방문을 허용하는 경우는 1년에 1-2차례뿐이고 각국 정상에게 임기중 단 한번만 허용하며 크로포드 목장으로 초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내년쯤이면 다시 국빈방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