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때 노무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밀었던 신주류내 개혁파가 최근 신당 창당을 둘러싸고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의원이 개혁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조순형 추미애 함승희 의원은 개혁신당 추진을 비판하는 등 각기 다른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저변에는 대권도전 등을 염두에 둔 경쟁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혁신당 추진파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의원은 개혁신당 추진의 최선봉에 서 있다. 이들은 6일 토론회와 골프회동을 잇달아 가진데 이어 7일 모임을 갖고 "기득권을 포기하고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경우 특정계파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우선 당 내에 신당 창당을 위한 기구를 두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 의원은 "새로 창당하려는 개혁신당은 이전 세대의 정당과 구별되는 '제4세대 정당'이며 지역할거주의 정당의 틀을 깨는 범개혁세력의 통합정당"이라고 강조했다. '4세대'에는 세대교체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개혁당과 한나라당 개혁 소장파, 뜻을 같이하는 무소속, 재야 세력과 연대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의원은 "헤쳐모여식 신당이 돼야 한다"며 "큰 틀에서 이념과 지향점에 동의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나 당내 세력통합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당내 구주류와 온건파의 반발로 당차원의 개혁신당 창당이 어려워질 경우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 반대파 =조순형 추미애 함승희 의원 등은 개혁신당에 반대하고 있다. 추 의원은 7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신주류의 신당추진은 원칙과 신의를 저버린 공허한 개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추 의원은 "신주류의 개혁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그 결과가 분열로 나타난다면 지지자들에게 좌절감을 주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신주류의 신당추진은 민주당 간판으로는 영남지역에서 표를 얻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선거구제 협상 등을 통해 풀 수 있는데도 신주류측이 민주당이 존속해온 역사적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이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 의원은 "굳이 신당을 만들지 않더라도 개혁하고 인적 청산하면 되지 않느냐"며 "당내 모든 정파가 함께 참여하면서 민주당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의원은 지난달 28일 신주류 모임에 참석, "국민들이 신당 창당의 명분에 공감한다고 생각하느냐. 나부터 설득해 보라"고 반론을 제기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후 신당관련 회동에 일체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는 "개혁은 국민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도해야 하는데 현 신당 추진파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