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 임명파동을 계기로 한나라당내 진보성향 의원과 보수중진 의원들간 `보혁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는 가운데중도파 의원들이 양쪽을 모두 비판하며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래연대 대표를 지낸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현 정부를 `조선노동당 본부중대' `좌파정권'이라고 규정한 지난 2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발언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심 의원은 "노 정권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금도를 지켜야 한다"면서 "개인으로서는 할말을 하셨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발언이 당 전체와 동료의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라면 좀더 절제했어야 할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과 같은 발언은 당연히 국민들에게 `극우수구'란 인식을 줄 우려가 크며, 지난 대선에서 우리당이 집권에 실패했던 이유 가운데 `극우수구'란 이미지도 상당히 작용했음을 잊지않아야 한다"면서 "진보와 보수의 실제적이고 진정한내용의 차이 보다는 국민들이 그냥 평범하게 느끼는 사회심리학적인 인식이 투표의찬반을 결정짓는다는 현실을 직시해달라"고 당부했다. 당권도전을 선언한 김형오(金炯旿)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당권주자들은 기존의 과열경쟁을 즉각 중단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중앙당 선관위 주최로 이슈별 원탁토론회를 갖자"면서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나 북핵문제, 아니면 경제위기와 같은 나라와 국민의 피부에 닿는 치열한 이슈면 무엇이든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여야 의원들이 합의해 채택한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고국정원장 임명을 강행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고영구 국정원장에 대해 사퇴권고 결의안까지 낸 것은 너무 나간 느낌"이라며 당 지도부를 비판한뒤 "(김용갑의원의 발언은) 우리 당 진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진보성향 의원들도 유시민 후원회에서 김홍신 의원의 찬조연설은 정치도의상 잘못된 것으로 지적해야 한다"면서 "개혁문제에 대해 대안은 제시하지 못한채 개혁을 독점하려 하고, 자기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반개혁으로 매도하며 편가르기하는데 대한 중진들의 반감도 있음을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의원은 "우리당이 그동안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해왔는데 한쪽의 극단적 얘기가 나왔다고 해서 당을 떠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면서 "당 지도부도 민감한 문제일 수록 의원총회나 연찬회를 바로 하지 말고 서로 토론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