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해결을 위한 베이징(北京) 3자회담이 기대했던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일단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 중국 등 3국은 회담 최종일은 25일 3자회담을 갖지 않은 채 미-중,북-중 양자협의를 갖고 전날 사실상 파행으로 치달은 일부 쟁점현안에 대한 최종 의견교환을 시도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북측 수석대표인 리근 외무성 미주담당 부국장은 이날 오전 8시전(현지시간) 각각 숙소를 나와 모처로 떠났다. 특히 주최측인 중국은 3자회담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미북 양측 대표단을 상대로 향후 일정 등을 중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이 전날 회담에서 핵무기 보유와 체제보장 등 현안을 놓고 현격한 입장 차이를 노정한 점을 감안할 때향후 후속 일정은 도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편 한미 양국의 외교 당국자들은 24일 3자회동에서 나온 북한의 핵무기 보유사실 언급을 확인해주면서 "그 의도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에 정통한 한국 외교당국자는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 보유를 얘기해왔기 때문에 베이징 회담에서 털어놓은 북한발언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이라크전 이후 북한 핵문제가 '다음 의제'로 부상한 상태에서 나온 강경발언은 정밀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미국측은 일단 북한의 핵무기 보유시인과 관련, 회담장에서 나온 북측 대표단의발언 내용을 25일 오후 한국을 방문하는 켈리 차관보를 통해 한국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그는 이어 26일에는 일본을 방문, 북한과 중국과의 협의결과를 전달한다. 이에 따라 3자회담의 향방은 북한측의 의도에 대한 면밀한 분석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당초 베이징 3자회담은 북측 의중을 탐색하기 위한 예비협의적인 자리였기 때문에 협상의 결렬이니 하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협상 초기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다고 해서 과거처럼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측 강경발언과 이에 대한 미국의 맞대응을 볼때과거 제네바 협상 때와는 협상 패턴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미국은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핵폐기가 선행되기 전에는 절대 협상에 임할 수 없다는 마지노선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콜린 파월 장관이 사실상 '3자회담의 결렬'을 선언한 것은 국내 강경파들을 겨냥한 원칙 강조의 의미도 있지만 북한측에 대해서도 "협상이냐, 파국이냐의 선택은 북한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가 내포돼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이우탁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