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2승 1패를 목표로 했으나 자당 소속의원이 모두 낙선한 가운데 개혁당과 연합공천을 한 고양 덕양갑에서만 유시민(柳時敏) 후보가 승리, 1승 2패로 귀결되자 침울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오후 8시부터 여의도 당사 3층 개표상황실에서 TV를 지켜보던 정대철(鄭大哲)대표와 김원기(金元基) 상임고문,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개표 초반 연합공천 지역인 고양 덕양갑과 양천을 두 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고무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양천을이 뒤집히자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정 대표는 8시 30분쯤 굳은 얼굴로 자리를 떴고 곧이어 이 총장도 양천을 선거캠프에 전화를 해 판세를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특히 시.도의원 선거에서조차 단 한명의 당선자도 못낸 충격적 선거결과에 대해 구주류와 신주류의 시각이 엇갈려 앞으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신주류측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기반이었던 양천을에서 진 반면 개혁세력 연대로 승부를 건 덕양갑에서는 이겼다며 당 개혁을 통한 획기적 변화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는 반응이다. 정 대표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확인한 만큼 당과 정치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 총장도 "당의 개혁을 완수, 당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종걸(李鍾杰) 의원은 "신주류측의 목소리가 강화되고 당 개혁안 통과에도 힘이 가해질 것"이라며 "25일 오전 열린개혁포럼 회의에서 선거 이후 대응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주류측은 대선승리 이후 당내 분란과 호남 민심 이탈 등으로 인해 민주당 후보가 한명도 당선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용희 최고위원은 "개혁부진과 당내분란, 호남표 이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은 "당이 단합하지 못해 전통적 지지기반 마저 이탈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며 "누구한테 책임을 돌릴 생각은 없고 뭘 하든지 빨리 당을 추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