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실시된 서울 양천을 국회의원 재선거 개표는 한나라당 오경훈(吳慶勳) 후보와 민주당 양재호(梁在鎬) 후보가 초반부터 근소한 차이를 보이면서 접전을 펼쳐 양 진영 관계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개표 초.중반 두 후보는 불과 100-200표 차이로 시소게임을 벌이면서 승부를 쉽게 예상할 수 없었으나 개표율이 50%를 넘기면서 오 후보가 표차를 벌리기 시작해 승기를 잡았다. 특히 민주당 관계자들은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34%에 달하는 이곳에서 양 후보가 개표 초반에 다소 앞서다 뒤집힌 끝에 결국 패배하자 "이럴 수가..."라며 망연자실해 하는 표정이었다. 민주당측은 투표직후 호남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신월1동(23.6%)과 신정3동(23.3%)의 투표율이 전체 투표율 26.4%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되자 "호남표가 이완된 것 아니냐"며 우려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인 신월5동과 신월7동에서 개표결과 양 후보를 500-600표 앞섬으로써 이번 선거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의원과 구의원 등이 대거 당선돼 조직싸움에서 승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구청장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청도 출신이어서 우리당이 충청표를 결집시키지 못했고, 일부 호남 유권자들이 기권함으로써 석패한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