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는 새 정부에 대한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로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정치권 판도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내 신·구 주류간 역학 구도변화와 신주류 중심의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선거결과에 따른 분석도 제각각이다. 우선 민주당이 재보선 3개 지역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민주당 내 신주류의 당권 장악이 가속화되는 등 신주류의 개혁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지구당위원장 폐지 등을 골자로 한 당 개혁안 처리에서 신주류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대로 한나라당은 당권경쟁에서 쇄신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소장개혁파의 이탈 움직임이 가시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민주당과 개혁국민정당,한나라당 이탈 세력을 망라하는 '개혁신당' 창당론이 탄력을 받을 개연성도 다분하다. 아울러 새정부 출범 두달이 지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모두 이길 경우에는 중진·다선·영남 의원 주축의 현 보수중심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개혁당과의 연합공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구주류의 반격이 거세지면서 신·구 주류간 당내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개혁신당 논의도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거꾸로 당정의 신주류 내부에선 '이대론 안된다'는 '민주당 무용론'과 그에 따른 신당 창당론이 더욱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2승,한나라당이 1승이면 일단 무승부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세 지역 모두 민주당의원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정치적 승리를 선언할 요건은 갖추게 되는 셈이고 한나라당 역시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나라당 2승,민주당 1승이면 한나라당은 승리,민주당은 패배로 규정된다. 특히 민주당이 연합공천 지역인 덕양갑의 선거결과에 따라 당내 신주류의 입지가 결정되는 등 당내 내홍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주류측이 이 지역을 총력 지원했던 것도 바로 이같은 연유에서였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