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린 칼미-레이 스위스 외무장관이 내달 하순 남북한을 동시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 동시 수교국인 스위스 외무장관이 서울과 평양을 공식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칼미-레이 외무장관은 먼저 북한을 방문한 뒤 판문점을 경유해 한국을 방문하는 형식을 취하며 현재 양국 정부와 구체적인 시기 및 일정 등을 협의중에 있다고 스위스의 외교 소식통들이 10일 전했다. 칼미-레이 장관의 남북한 동시 방문은 영세 무장 중립국을 표방하는 스위스가 지난 53년에 있었던 휴전협정 체결 이후 스웨덴, 체코, 폴란드 등과 함께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NNSC)의 일원으로 참여한 지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시기에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스위스가 지난해 유엔의 정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지역분쟁 해결 및 평화정착 노력에 적극 참여한다는 외교정책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어 이번 남북한 방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위스는 지난 94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제네바 회담과 한반도 4자회담을 측면 지원한 바 있으며 대북 인도지원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스위스는 62년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북한과는 74년에 수교했으나 상주공관은 개설하지 않고 주중국대사가 겸임하고 있다. 올해 58세로 사민당의 중진인 칼미-레이 장관은 지난해 12월 여성으로는 4번째로 7인으로 구성된 연방내각 각료에 선출됐으며 연초 내각 개편에서 외무장관에 취임했다. 연방정부를 이끄는 최고의결기구인 연방각의는 각 정당을 대표하는 7인 각료중 한 사람을 윤번제로 임기 1년의 상징적인 권한만 부여된 대통령을 선임한다. 칼미-레이 장관은 지난 1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기간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 민주당 정동영(鄭東泳)의원을 면담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