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權良淑)여사가 청와대 입주 후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부인사 접견과 방문 등 대외 공식 일정들은 가급적 뒤로 미루고 청와대 새 안주인으로서 역할찾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권 여사는 무엇보다도 변화된 환경에 차분히 적응, 청와대 안살림을 챙기며 나름대로 `적극적이지만 소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권 여사는 관저 입주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관저에서 근무하는 일반직원들과 상견례를 겸한 조촐한 다회(茶會) 자리를 마련한데 이어 지난 3일엔 본관 식당을예고없이 방문, 비서실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특히 권 여사는 청와대 직원들과 나란히 줄을 서 직접 배식을 받고 함께 어울려식사하면서 청와대 생활과 관련한 직원들의 평범한 일상속 주제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권 여사는 방문에 앞서 비서진들에게 "(직원식당) 방문 일정을 미리 얘기하거나의례와 의전을 고려해 별도 자리를 마련해 놓지는 말아달라"며 "행여 식사하러온 직원들에게 심적 부담감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권 여사는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는 공식행사 일정이 없는 경우 관저집무실에 머물며 평소 관심사이던 사회복지 현안을 챙기는 일에 여념이 없다는게 제2부속실측 설명이다. 부속실 관계자는 "권 여사는 `내실을 다져나가면 자연스레 외연이 넓혀지기 마련'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관례적이고 전시적인 대내외 일정들은 최소화하고 청와대 안주인으로서 바람직한 역할찾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