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27 조각'을 단행한지 나흘만인 3일 17개 부처 차관과 외청장 등 34개의 차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과 법무부 차관, 국정홍보처장에 대한 인선결과는 이날 발표에서 제외됐다. 교육 차관의 경우 지난 `2.27 조각' 명단에 부총리겸 교육장관이 제외된데다 현재 `제로 베이스'에서 적절한 인사를 물색중인 탓에 추후 임명될 교육부총리와의 논의과정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또 국정홍보처장의 경우에는 사실상 모 신문사 논설위원을 내정했으나, 본인이 고사하는 바람에 발표시점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차관의 경우 차관급 인사발표를 하루 앞둔 2일 공개 여부를 놓고 일괄 발표하려던 청와대와 검사장급 인사시 발표하려던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 사이에 다소 혼선이 빚어졌다는 후문이다. 정찬용(鄭燦龍)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법무차관에는 정상명씨가 내정됐다가 바뀌는 바람에 인사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정됐다"며 정상명 현 기획관리실장이 차관에 내정됐음을 시사한 뒤 "이제까지의 관례와 법무장관의 요청에 따라 금주중 있을 검사장급 인사때 함께 발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상명 실장이 검사장급임을 감안하면 통상 고검장급에서 이뤄지던 법무차관 인선에서 `서열 파괴'가 이뤄진 셈이어서 조각 당시 "검찰내부의 서열을 존중하지 않겠다"고 밝힌 노 대통령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경부 차관 인선과 관련해서도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경장관이 행시 13회인 점을 감안, 재경부내 행시 기수가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즉, 김 부총리보다 행시기수가 1회 뒤지는 14회에서 차관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공직사회의 변화' 차원에서 행시 17회 인사의 차관 발탁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결국 행시14회 출신인 김광림 특허청장이 재경부 차관으로 임명돼 잇따른 `기수파괴'는 없었으며, 다만 김 부총리가 과거 재무부 `세제전문가'였다는 감안, 상호보완을 위해 경제기획원 출신인 김 차관이 기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임될 것으로 예상됐던 안주섭(安周燮) 청와대 경호실장의 교체와 그 후임으로 군 출신이 아닌 경찰 출신이 발탁된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인사보좌관은 "일반적으로 청와대 경호실장은 군출신이 해왔는데 이번에 경찰출신이 맡게 된 것은 문민화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보좌관은 또 "노 대통령이 `내 신변을 지켜주는 사람인데 내가 직접해야 하지 않느냐'며 직접 인선했다"며 김세옥 청와대 경호실장 발탁이 노 대통령의 직접 낙점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빅4' 가운데 2개직에 대한 인선이 이날 함께 이뤄졌으며, 정 보좌관은 "한쪽에 빅4가 몰리면 그렇지 않느냐. (지역이) 고려됐다"면서 다른 직위에 비해 비중있는 지역안배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 의한 `국세청장 인사 개입' 논란과 관련, "시골에 있는 연세드신 분이 순박하게 얘기한 것 아니냐. 그것 자체가 인선에 큰 변수가 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