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임 각료 임명배경을 설명한 뒤 "잘 부탁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고개숙여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과거에는 청와대 비서실장 또는 공보수석(대변인)이 신임 각료명단을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었다. 역대 정권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는 28일 "국정에 관한 주요 정보를 대통령이 직접 공표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국민들의 국정이해도를 제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른 바 미국 백악관식의 '설득형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다. 청와대에 홍보수석실을 신설하고 청와대 기능을 '정무'와 '정책'으로 이분화, 정무수석으로 하여금 국회와의 대화채널 역할을 전담케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국무회의도 능률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무회의 운영방식과 관련, '테마형 국무회의'를 제안했다. 안건별로 관련 국무위원들이 참석해 결론을 내리자는 의견이다. 종래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 대통령과 총리를 비롯 27명 국무위원들의 '전원참석'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청와대는 국무회의를 현행 분야별 장관회의처럼 테마별로 운영하기 위해 적법성 여부를 검토중이다. 또 총리의 위상강화에 맞춰 총리로 하여금 대통령을 대신해 국무회의를 주재토록 하고, 국무회의 소집권도 대통령과 총리가 분장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앞으로 청와대 회의는 상향식 의사결정 방식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청와대 회의는 각 수석실내 실무급 회의→수석 및 대통령보좌관 회의→대통령 참석 수석회의 등 아래로부터 올라가면서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