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취임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 병폐에 도전장을 낸다고 홍콩의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과 함께 한국 정부와 많은 재벌들 또는가족 소유 기업들간의 싸움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 기업 투명성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재벌은 아직도 상장기업이라기보다 재벌 일가의 사기업으로 간주되고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노무현 당선자는 한국 '산업왕조'들과는 친분이 거의 없어 재벌의 불투명한 경영 스타일을 척결하고 경제력의 분산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특정 재벌이 자신의 개인적인 재단을 통해 친인척이나 상속자에게 부를세습하는 상속세 탈세의 일반적인 관행이 이뤄지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노 당선자는 이와 함께 노동조합들에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해 외국인이나 경제학자들에게 반체제주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노무현 당선자의 한 측근은 "노 당선자는 합리적인 사람이지만 불의에 대해서는인정사정이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새 정부 통치 하에서의 변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리트머스시험지는 한국의 4대 재벌인 SK그룹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특히 기업 개혁에 관한 노 당선자의 정책을 간파하기 위해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소 절차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지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재벌 경영에 의미있는 변화를 초래하기 위해 노 당선자는 SK그룹에 취한 조치와 유사한 해법을 다른 재벌에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 10억달러의 기금을 굴리는 도이치투자기금의 존 리는 "이번 사건은 최태원 회장이 주주가 아닌 자기를 위해 어떻게 해왔는 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가 재벌들의 이러한 부정을 없애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하지않으면 한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급격하게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