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국정을 이끌어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주일후인 오는 24일 자정을 기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퇴임후 어떤활동을 할지 주목된다. 또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과 임동원(林東源) 외교안보통일특보, 안주섭(安周燮) 경호실장 등 '김대중 사람들'의 퇴임후 행보도 관심거리다. ◇김 대통령 = 임기 5년의 마지막 날인 24일 국립묘지 참배와 마지막 국무회의 주재 등의 일정을 마친 뒤 오후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간다. 퇴임후 김 대통령은 현실정치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은 채 전직 대통령으로서,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명성과 권위를 활용해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에 전념한다는 생각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민의 정부 무역.투자유치 성과 보고회'에서 "물러나면 일개 시민으로 국가에 충성을 다하는 여생을 보내려 한다"면서 "정치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오직 국민과 같이 나라가 잘 되도록 가능한 정성과 협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비서실장은 지난달 `동교동계' 해체의 김 대통령 의중을 전하면서 "김대통령은 퇴임후 평범한 국민과 전직 대통령으로서 현직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도록하고,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세계평화가 유지되도록 협력하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면서 "국내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가적 현안인 북한 핵문제와 관련, 김 대통령은 퇴임후에도 세계 각국의주요인사 면담이나 강연 등을 통해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의 전도사'로서 역할해가면서 후임 대통령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 협력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94년 제1차 북핵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의 요청으로 방북, 김일성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낸것 등은 전직 대통령의 기여를 보여주는 좋은 선례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당초 퇴임 후 활용할 계획이었던 아태재단을 지난달 해체함에 따라당분간 활동무대는 동교동 사저로 국한될 가능성이 높으나 일정한 휴식기간이 끝나면 국내외 강연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주요국 정치 지도자들이나 각종 연구기관, 단체 등으로부터 퇴임후 면담내지는 강연 요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사저로 돌아가더라도 소외계층 보호활동에계속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이 여사는 지난 98년 겨울봉천동 산동네를 방문해 떡국을 전달하던 때의 추위를 잊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DJ 사람들' = 김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민의 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김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박지원 실장은 퇴임후에도 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계속 보좌할 계획이다. 박 실장은 김 대통령의 사저 근처에 오피스텔을 마련, 야당시절부터 해온대로아침마다 동교동을 찾은 뒤 개인사무실에서 지인을 만나는 등 개인활동을 할 것으로알려졌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정치입문 후 12-13년동안 김 대통령을 한번도 떨어지지 않고 모신 사람은 저밖에 없다"면서 "동교동 근처에 오피스텔을 얻어 왔다갔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원 특보는 당분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햇볕정책 추진 과정을 조용히반추하면서 김 대통령을 측면지원할 것으로 보이며 이기호(李起浩) 대통령 경제특보는 국민의 정부 경제정책 등에 관한 집필을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주섭 경호실장은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순용(趙淳容) 정무수석은 잠시 외국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며 박선숙 대변인은모처럼 휴식을 취하면서 지친 심신을 달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정 제1부속실장은 전직 대통령 비서관 자격으로 김 대통령을 계속 보좌한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