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7일 오전 인수위 접견실에서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한반도 문제와 양국간우호증진 방안 등에 대해 30여분간 환담을 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먼저 "당선자께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서둘러 이룩해 주길 바란다"며 "한국과 폴란드가 경험을 교환, 공유하면서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에 대해 "통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평화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나는 평화우선의 노선을 가지고 있고 평화의 결과로서 통일이 올 것으로믿고 통일을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은 바웬사 전 대통령이 탁월한 유머감각을 구사,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한 배석자가 전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부터 한국 대통령을 초청했는데 한분도 안왔다"며 "(폴란드가) 추워서 안오는가 본데 난방이 잘 돼있으니 안심하고 와달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폴란드 자유노조 지도자 출신인 바웬사 전 대통령은 또 "최고의 노조위원장으로서 전직 대통령 노조 결성을 생각하고 있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내가 이를 제의했을때) 웃었으나 지금은 내말이 맞다고 느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노 당선자는 "5년뒤에 자격이 생기겠다. 잘 되는지 보고 가입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화답한 뒤 "바웬사 대통령의 자서전이 우리집에 있는데 너무 두꺼워 절반정도 밖에 못읽어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대해 바웬사는 "내가 봐도 너무 두꺼워 나도 다 못 읽었다"고 말해 배석자사이에서 또 한차례 웃음이 나왔다. 노 당선자는 "지난 83년때 대통령 당선으로 전세계 언론에 보도됐을때 나는 변호사로서 노동자 변론을 열심히 했다. 그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