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특사단과 민주당 한화갑 대표 등에게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공식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예상된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지난 3일 방미 특사단을 만나 "한국민이 원하면 미국은 기꺼이 주한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MBC가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럼즈펠드는 지난 92년 완성됐다가 북핵 문제로 실행이 중단된 동아시아 전략 구상에 따라 미군의 단계적 감축과 후방 배치를 우선 실행에 옮기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폴 월포이츠 미 국방부 부장관도 4일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같은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은 한화갑 대표와의 회동에서 "한국이 원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한 대표가 전했다. 그러나 토머스 허바드 주한미국대사는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태정책연구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할 의사가 없다"고 말해 즉각적인 미군철수 계획은 없음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 당선자 특사단도 이날 해명 자료를 통해 럼즈펠드 국방장관 면담때 미군 감축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