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요 주자들의 움직임이 설연휴를 전후로 빨라지고 있다. 차기 당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최병렬 김덕룡 강재섭 의원들은 아직 당권 도전을 선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행보로 세몰이를 해나가고 있다. ◆물밑 작업형=김덕룡 의원은 '소리나지 않게 물흐르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호남출신이란 희소성에다 이회창 전 총재에 맞섰던 전력(前歷)이 강점인 김 의원은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국회 대중문화 및 미디어연구회' 활동 등 비정지척인 활동을 중심으로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이와 함께 당내 개혁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대선패배의 책임추궁으로 곤경에 빠진 현 지도부와도 물밑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김 의원의 움직임에 대해 당내에선 "평소 모나지 않고 튀지 않는 정치를 해온 김 의원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정중동(靜中動)형=최병렬 의원은 "(당권을 맡을)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보겠다"는 심정을 측근 인사들에게 숨기지 않고 있다. 최 의원은 그러나 '구시대 인물'이라는 일부의 시각을 의식한 듯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 보다는 '당 북핵특위 위원장'으로서 북한 핵문제에 전념하며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진으로서의 '무게감'을 강조하며 정중동의 묘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면 돌파형=그간 정치적 결단을 망설여 왔던 강재섭 의원은 최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선패배 직후 발빠르게 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던 강 의원은 지난달 22일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아들의 신체검사를 다시 신청하고 해군 자원입대 신청서를 병무청에 제출했다. 당권 도전의 최대 걸림돌인 아들의 병역의혹부터 털고 가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