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3일 당사에서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와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어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의 정치개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당을 개혁하기로 하고 개혁특위를 만들어 개혁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최고회의에서 전날 개혁파 의원들의 당 발전적 해체론에대해 "어제 의원들이 말한 것에 대해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 검토해나가겠다"며"오늘 회의에서 그것을 수렴하기 위한 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盧武鉉) 당선자는 선대위회의에서 "당은 새로운 정비가 있을것이며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당은 개혁을 추진하되 (당정분리) 원칙대로 당이 알아서 할 일이고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 당선자와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63 빌딩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제도적개혁을 통해 당 개혁을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개혁특위에서 중앙당 축소, 원내중심 정당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당 개혁안을 만든 뒤 당 개혁 일정을 제시, 노 당선자의 대통령직 취임 이전까지 신당 창당 또는 재창당을 위한 전당대회 소집과 지도부 교체 등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특위는 한 대표가 노 당선자와 인선을 협의해 최종 구성키로 했으나 위원장에는 조순형(趙舜衡)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어느때라도 권력재편은 필요하고 거기에 순응해야 하지만 원칙과 순리, 민주적 방식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저 자신은 대표로서 자리에 연연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특별 기구를 통한 제도적 개혁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전날 개혁파 의원들의 인적청산 요구와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 등 이를 둘러싼 극심한 당내분란을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전날 개혁파 의원의 성명에 동참한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은 회의도중퇴장하면서 "지도부의 현실인식이 안이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지도부가사퇴해야 한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또한 동교동계를 비롯한 일부 구주류 의원들은 인적청산에 대한 반대의견을 갖고 있는데다 신 위원 등 일부 개혁파 의원들은 신속하고 광범위한 개혁 및 인적청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내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