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의원 등 개혁성향 의원 23명은 22일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제안했다. 이에따라 향후 민주당의 개혁과 재창당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이 아니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주도해온 낡은 정치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의 승리"라며 "지역분열 구도와 낡은 정치의 틀을 깨기 위해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김대중 정권의 부패와 인사문제 등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김대중 정권의 부패와 실정에 책임이 있는 세력과 인사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동교동계를 겨냥했다. 또 "민주주의 원칙을 부정했던 기회주의적 구태정치 행태도 단호하게 심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와 8·8 재보선에 참패했음에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 국민으로부터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지상태에서 국민의 의사를 받들어 결연한 자세로 새로운 길을 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당 구조 대폭 축소 △국회중심 정당으로 전환 △진성당원의 민주적 참여에 의한 지구당 운영 등의 과제를 제시한 뒤 "17대 총선에서는 국민의 지지와 신망을 받는 후보를 공정하게 선출,국회를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당선자는 이날 회견에 대해 "사전에 상의를 해와 적극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고 속도와 절차를 조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면서 "흐름 자체는 누가 막고 말리고 해서 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회견에는 신기남 이미경 유재건 정동영 정동채 정세균 천정배 추미애 김성호 김태홍 김택기 김효석 김희선 문석호 송영길 이강래 이종걸 이호웅 임종석 정장선 최용규 함승희 의원 등이 참여했다. 장영달 의원은 "그간 무능과 변칙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온 지도부와 일부 세력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회견은 지난 11일 노 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민주당은 재창당 수준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밝힌 것의 연속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동교동계와 선대위에 참여했던 일부 인사들이 '고립을 자초한다'는 이유로 재창당에 반대하는 만큼 민주당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 정부'가 개인의 비리를 근절시키지 못했고 이를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정권 차원의 정경유착이 없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일부 민주당 의원의 김대중 정부 비리 언급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