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민주당후보의 대통령 당선에도 불구하고 한.미간의 외교적 동맹관계나 주한 미군에 대한 근본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게 미국 언론과 한반도 전문가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노 당선자가 유세과정에서 보여준 대미 인식을 감안할 때 양국간에 긴장이 일 수도 있으나,획기적인 관계변화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뉴욕 타임스는 대선 논평을 통해 "한·미 양국이 50년만에 외교적으로 가장 다른 길에 부닥쳤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북한 핵문제가 불거지자 포기 이외엔 해결방안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노 당선자는 대북 포용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한국 대표인 스코트 스나이더의 말을 인용,"노 후보는 국민의 열망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바람을 조정해야만 하는 도전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DC 소재 아메리칸 대학의 김형국 교수의 말을 인용,"개인적 스타일에 차이가 있더라도 양국 동맹관계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협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유세과정에서 드러난 노 당선자의 대미 인식으로 양국관계가 긴장될지 모른다는 인식이 있지만 한미 유대관계나 주한미군에 대한 근본적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반도 전문가들도 미군 지위에 약간의 조정은 있더라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폴 챔벌레인 한·미협의회 회장은 "한미 관계는 우호적이고 상호존중적인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 연구원도 "많은 전문가들이 한미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노 당선자는 일부 언론에 그려진 것보다 온건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노 당선자가 진보적인 인사라고 해도 민주적인 절차로 선출됐기 때문에 그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분적인 정책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이번 선거는 보수세대가 약화되고 새 세대가 힘을 얻었음을 보여줬다"며 "한·미간에도 정책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