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노무현, 노무현." 19일 밤 9시30분을 넘어서면서 민주당 선거상황실은 '노무현'을 연호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그러다 노 후보가 상황실에 들어서는 순간 절정에 달했다. 노 후보가 한화갑 대표, 정대철 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손을 번쩍 들 때는 박수소리와 환호가 하늘을 찔렀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개표방송 초반에는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으나 개표 시작 1백여분 동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뒤지자 초조한 모습이 역력했다. 당직자들은 방송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거나 승리의 V자를 그려 보였다. 하지만 개표가 시작돼 약 4백만표가 개표될 때까지 뒤졌다. 오후 8시30분께 6백만표가 개표돼 1% 미만으로 폭이 줄자 서서히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10분 후 1천표를 노 후보가 앞서 나가기 시작하자 TV방송을 지켜보던 대다수 당직자들은 의자에서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당사 밖에서는 노사모 등 열렬 지지자 5백여명이 모여들어 대형 전광판으로 개표상황을 함께 보면서 징과 꽹과리를 치면서 기세를 올렸다. 노 후보가 오후 10시30분께 당사로 들어서자 지축이 흔들릴 듯 함성이 울려퍼졌다. 몇몇 지지자들은 밤새도록 인근 주점에서 술을 마셨고 감격에 겨워 철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