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18일 한때 추하고 권위주의적인 선거로 유명했던 한국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선이 뚜렷하게 다른 후보들중 1명을 선택하는 호화로움을 누리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이날 "한국의 선택: 대선은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모두 뚜렷한 장단점이 있으나 신뢰할 수 있고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문은 많은 나라의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 대해 어중간한 말들만 한다고 불평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이들 두 후보간에 이번 선거 최대 쟁점인 경제개혁과 대북관계에서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은 국가의 현재와 장래에 대한 활기찬 토론을 유도했으며두 후보는 선거 전날에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후보는 북한에 대해 강경한 접근과 미국과의 유대강화, 법인세 인하와 민영화 등 성장촉진을 위한 친기업적 경제정책을 표방하고 있으며 노 후보는 햇볕정책과재벌개혁을 계속하고 합의에 바탕을 둔 노동시장 개혁 등을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소개했다. 신문은 두 후보가 모두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 후보는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와 지나치게 가까웠으며 현재는 재벌과 지나치게 가깝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이 후보가 미국의 세계관과 지나치게 가까우며 구시대 기업가들의 대변자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하고 일부 투자가들은 그가 집권할 경우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경제 자유화가 정체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도 북한 정권에 속기쉬우며 강력한 노조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그의 대중적 공약들이 선거승리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정부의건전한 기반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가들은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신문은 한국이 비교적 양호한 경제적 상황에서 민주적인 선거를 치르게 된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권위주의에 도전해 벌인 역사적 투쟁과 합리적 정책들 때문이라며 국내에서 그의 업적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