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선후보 마지막 TV합동토론회가열린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구 SBS탄현 제작센터에는 오후 8시 토론이 시작되기 전부터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0...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방송 1시간전인 오후 7시께 제작센터에 도착, 참모들로부터 조언을 듣고분장을 마친 뒤 토론에 임했다. 이 후보는 오후 7시10분께 남경필(南景弼) 조윤선(趙允旋) 대변인과 김무성(金武星) 미디어대책 본부장, 나경원 특보 등과 함께 도착, 소감을 묻자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에게 진심과 진솔한 뜻,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비전, 그리고 국민을위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실로 이동, 여성 지지자 2명으로부터 대통령을 의미하는 극락조가 포함된 장미 꽃다발을 받은 뒤 극락조 한송이를 뽑아 들고 "감사하다"고 답례했다. 이 후보 보좌진들은 이 후보가 토론 초반 긴장하는 것을 막기위해 대기실에서 농담을 수없이 건넨 덕분에 웃음소리가 대기실 밖까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오늘 토론회는 아무 영향이 없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해야 더 잘 된다"며 여유있는 표정으로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노 후보는 오후 7시5분께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김한길 미디어본부장, 남궁석(南宮晳) 김덕배(金德培) 조배숙(趙培淑) 송영길(宋永吉) 정장선(鄭長善) 의원등과 함께 도착했다. 노 후보는 기자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컨디션이 어떠냐'는 질문에 "좋습니다"라고 대답한 뒤 곧바로 대기실로 향하다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박수를 치자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며 스튜디오안으로 들어갔다. 권 후보는 오후 7시 정각 현장에 도착,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목소리를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0...SBS탄현 제작센터 앞에는 방송시작 2시간전부터 한나라당 지지자 200여명이징과 꽹과리, 북, 장구 등을 치고 태극기와 야광봉을 흔들며 로고송에 맞춰 이 후보를 응원했다. 어깨띠를 두른 민주당 지지자 30여명도 손가락으로 'V'를 그리거나 노 후보 지지글이 쓰인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했고, 권 후보 지지자 10여명도 '권영길'을 연호하는 등 장외 응원전을 벌였다. 특히 이 후보 지지자들이 미군 장갑차로 숨진 여중생들을 위해 무릎을 꿇고 묵념을 하자, 노 후보 지지자들이 촛불을 높이 들어 현장이 순식간에 추모 분위기로바뀌기도 했다. 0...이 후보는 토론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했다. 욕심만큼 저의 진솔한 뜻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 미흡한 생각이 들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후련해 했다. 이 후보는 또 "시간이 짧아 충분히 의사를 전달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제가 더이상 후보가 될 일은 없지만 다음 TV 토론 때는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노 후보는 "토론에 임할때 마다 긴장하고 걱정했는데 마치고 나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오늘은 잘한 것같고, 최선을 다했으며, 김현미 부대변인의 표정을 보니 잘한 것이 맞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 후보는 "오늘 토론이 너무 공격적이지 않도록 조심했으며 질문과 답변방식이아쉬웠고 시간총량제를 통해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TV토론 효과에 대해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TV토론이 유권자들의 결정에 많은 도움을 줬다"며"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는 "TV토론을 10번정도 하면 민노동이 집권할텐데 세번밖에 안해 아쉽지만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세번의 토론을 통해 노동자와 농민, 땀흘려 일하는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했고 이제는 이들과 새로운 역사와 새정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0...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토론회에서 거론된 보육예산과 국민연금 혜택문제 등을 놓고 장외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정세균(丁世均) 의원은 "이 후보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행 60%에서 40%로 낮추기로 공약한 것은 제왕적 대통령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혜훈 민생복지 특보는 "연금재정의 적자를 막고 현재 20,30대도 노후에 연금혜택을 받기 위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행 60%에서 40%로낮춰야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후보는 2002년도 보육예산이 4천400억원인데 자신이 집권하면 이를 두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2003년도 보육예산은 이미 6천500억원으로 차기정부 임기중에 8천8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은 공허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올해 보육예산은 4천300억원으로이 후보가 말한대로 내년에 2배로 늘린다면 보육예산이 8천600억원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0...한나라당 의원과 특보, 전문위원들은 대기실에 마련된 TV를 통해 토론회를지켜 보면서 이 후보가 발언할 때마다 "그렇지" "잘한다"고 동조하는가 하면 박수를보내기도 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이 후보의 표정까지 꼼꼼히 체크했고 발언 내용을메모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 10여명과 권양숙 여사는 대기실에서 TV를 통해 1,2차 토론회때와는달리 시종일관 차분하게 시청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노 후보가 말할 때 가끔 박수를치기도 했으나 "쟁점이 산만해 1,2차보다 재미가 없다"고 다소 지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양=연합뉴스) 전승현 민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