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3일 TV 합동토론회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권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간 양강 구도에서 기대 이상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4일 권 후보 지지층이 진보적 성향이 많은 만큼 노 후보의 표를 잠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권 후보의 선전이 이 후보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며 "부산과 울산을 비롯해 수도권의 노동자 밀집지역에서 노 후보의 지지세가 꺾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민주당은 권 후보가 일시적으로 개혁성향 부동표 중 일부를 흡수해 갈 가능성이 있지만 양강구도의 특성상 투표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민영삼 부대변인은 "권 후보가 혼자서 사회자도 하고 판정관도 했다"며 "부동표 일부를 흡수할 수 있겠지만 막상 투표에 들어가면 사표방지 심리 때문에 득표로 연결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민노당 관계자는 "노 후보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이 후보 지지층도 권 후보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다"며 양당의 '아전인수'식 해석을 꼬집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