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휴일인 1일 경남 마산과 진주, 사천 등 경남 서부권 중심도시를 돌며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승세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노 후보측은 지난달 29일 포항과 울산, 30일 부산, 이날 서부 경남권 유세 등 2박3일간의 영남 세몰이를 통해 확실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앞으로 1주일간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총동원, 부산.경남 지역의 시.군.구.읍.면 단위까지 훑어 대세를 잡겠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유세에서 "이런 저런 사람이 흔들어 후보자리에서 떨어질뻔 했는데 국민이 1만-2만원씩 모아준 돈으로 다시 살아나 단일후보가 됐고, 이렇게 도와준 분들이 10만명이 넘는데 내가 뒷돈이나 검은돈을 받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저는 국민에게 진 빚만 갚으면 되므로 제 주변에서 부정부패하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단속.조사해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돼지저금통을 자꾸 받다보니 얼굴이 돼지를 닮아가는 것 같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넣어 흔들며 화답했다. 그는 이어 "돈, 사람, 권력이 몰려있는 수도권과 그렇지 못한 지방간 갈등이 심각해질 수 있는데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지방에서 살아본 일도, 친구도, 선거해 본일도 없어 지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나는 지방출신 국회의원도 했고, 대통령 5년하고 나면 내 고향 경상남도에 와서 살 사람"이라고 말했다. 농업문제와 관련, 그는 "우리 농민도 유럽처럼 농사 수입과 가공유통 수입, 정부보조로 살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농민 대표가 추천한 사람을 농림장관에 임명하고, 다른 장관에게 밀리지 않도록 중요정책은 내가 직접 결정할 것이며, 기업 워크아웃 제도를 농업에도 적용해 농가부채를 장기 변제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또 "농촌의 어른들을 모시는 정책은 경제정책이 아닌, 사회복지정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는 승승장구해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선거 6번 해서 4번 떨어지고,고교 졸업후 농협시험도 떨어졌던 사람"이라며 "나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실패한 사람도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며, 원칙과 소신으로 정치한 사람이 성공해야 다른정치인들도 그 길을 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정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선거비용 제한액 340억원을 다 못쓰고 대통령이 되면 신기록이 될것"이라며 "이미 국민 여러분의 힘으로 정치가 개혁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노 후보가 이날 아침 마산 어시장을 방문,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자 일부 상인은 "이번에는 노무현이 이깁니다"라고 박수를 치거나 `무현씨'라고 부르며 끌어안았고, 사천 유세에서는 일부 지지자가 건어물 등 지역특산물을 선물로 건넸다. 노 후보는 진주 진양호에서 열린 시민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참가자들과 함께 1㎞정도를 달렸다. (마산.진주.사천=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