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8일 "DJ정권은 여야 정치인과 언론인 기업인을 비롯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사회각층에 대해 무차별 불법도청을 해왔다"며 국정원 내부인사가 제보했다는 '도청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민주당은 "전형적인 흑색선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자료는 지난 3월 민주당 국민경선이 진행될 당시의 것으로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과 한나라당 하순봉 이부영 홍준표 전재희 위원 등 여야 정치인들의 통화내역 요지가 적혀있다.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 통화내용도 포함돼 있다. '도청자료'에는 민주당 김원기 고문이 김정길 민주당 전 의원에게 "박지원 청와대 특보에게 '노무현 후보가 본선에서 이인제보다 경쟁력이 좋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청와대 내에 조성될 수 있도록 잘 얘기해 놓았다"는 발언이 기록돼 있다. 민주당 이강래 의원이 KBS 박권상 사장에게 "PK지역에서 반DJ정서만 극복한다면 대선승리 가능성이 높다.노무현 고문을 지원해 달라"고 부탁한 내용도 있다. 김 총장은 "노무현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과 박지원 실장,동교동계 등이 총동원돼 만들어낸 '대국민 사기극'에 의해 만들어진 후보인 만큼 마땅히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 김원기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을 수 없는 내용을 터무니없이 주장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해당 정보기관이 명백히 밝혀야 하며 한나라당은 의혹을 부풀리는 무책임한 작태를 중지하고 합동감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정보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총장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정치공세에 불과함을 확실히 밝힌다"며 "국가 정보기관의 명예를 훼손한 한나라당 관계자에 대해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