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15일 저녁 10시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단독회담을 갖고 후보단일화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심야에 이뤄진 두 후보의 단독회동은 약 2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자정을 넘겨 양측 대변인을 부를 때까지 회담장 주변에는 향후 대선정국에서 이날 회동이 미칠 파장 때문인지 시종 긴박감이 흘렀다. 0...노 후보는 예정시각보다 5분 먼저 신계륜 후보 비서실장과 이낙연 대변인,김영진 김경재 김희선 최용규 의원 등과 함께 회담장에 도착했고, 정 후보는 정각에이 철 협상단장, 박범진 선대위 부위원장, 오철호 정치특보 등과 함께 회담장에 들어섰다. 노 후보는 취재진 100여명이 들어찬 20여평의 회담장 협상테이블에 2분가량 혼자 앉아 있다가 정 후보가 들어서자 함께 여유있는 모습으로 사진기자들을 향해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이어 두 후보는 지난 87년 김대중(金大中) 당시 평민당 총재와 김영삼(金泳三)통일민주당 총재간 후보단일화 협상 에피소드와 이날 전국교육자대회에서 정 후보의연설 등을 놓고 약 10분간 환담했다. 정 후보는 고려대 선후배 관계인 국민통합 21 민창기 유세본부장과 신계륜 비서실장이 테이블 앞에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고 "K대 정신으로 두 분이 잘한다"고 말하고 "DJ와 YS 협상때는 기자들에게 나가달라고 했는데 식탁밑에 숨어 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하자 노 후보는 웃으면서 "그때 (실패해) 아쉬웠다"고 받았다. 정 후보 역시 "역사가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었는데..."라고 말하자 노 후보는 "나도 고생 좀 덜했을 텐데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소감에 대해 노 후보는 "여기 오신 분들을 국민의 관심으로 봐도 되죠"라고 반문했고, 정 후보는 "여태까지 기자들이 가장 많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단일화 의지에 대한 질문에 노 후보는 "뜬금없이 나오나요. 한참 워밍업을 해야죠"라고 말하면서 정 후보에게 "지난 88년 울산에서 한번 뵈었다"고 화제를 돌렸다. 회담 성사여부에 대한 질문이 계속됐으나 각각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정 후보)"잘 되면 참 좋고 못 나와도 계속 이야기해야죠"(노 후보)라고 답했다. 정 후보는 단일화 전망에 대해 "잘 안된다는 생각은 안한다"고 밝혔고, 노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 "제약없이 넓게 세밀하게 이야기하겠다"고 말해 이날 모종의결단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 관측을 낳았다. 회담장 주변에는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기자들을 상대로 `취재'하는 모습도 보였다. 0...이에 앞서 민주당은 오후 9시 여의도 당사에서 노 후보와 정대철 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핵심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티타임을 갖고 회담 전략을 숙의했다. 신계륜 실장은 "그동안의 여러 경험들을 얘기했고, 인내심을 갖고 임해달라는등의 주문이 있었다"고 전했고, 이상수 총무본부장은 "기싸움에서 밀리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국민통합 21도 오후 4시 여의도 당사에서 신낙균 후보단일화대책위원장과 이 철협상단장을 비롯한 핵심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국민통합 협상단 관계자들은 이어 정 후보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던 인천방송으로 가 토론회가 끝난 뒤 회담장으로 향하는 정 후보의 차량에 동승, 협상대책을점검하면서 "노 후보의 의중을 충분히 파악한 뒤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러나 일부 인사는 단일화를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한 반면단일화 방식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철 협상단장은 기자들에게 "잘 될 것"이라고 낙관했으나, 다른한 핵심인사는 "지켜봐야 한다. 결과는 알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양당 협상단 관계자들도 이날 비공식 접촉을 갖고 단일화 방식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전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