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중진인 이양희(李良熙) 의원과 이재선(李在善) 의원의 15일 한나라당 입당으로 `철새 정치인'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누구보다 김종필(金鍾泌.JP) 총재의 신임과 사랑을 받아온 인물이기에 자민련은 충격과 배신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나온다. 이날 한나라당은 "정치개혁에 동참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서청원 대표), "그간 당을 달리했을 뿐 우리 식구였다고 본다"(김영일 총장)는 공식 환영사와 달리당직자들의 반응과 입당 회견장은 썰렁했다. 두 의원은 공동성명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대의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면서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자민련을 떠나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경륜이나 국가공헌도를 보거나 국민적 여망을 실천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는 후보라 생각했다"고 이 후보를 칭송했다. 두 의원은 자민련몫으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이양희)과 윤리특위원장(이재선)을 각각 맡아왔다. 이양희 의원은 뿐만 아니라 자민련 제1사무부총장, 대변인, 원내총무, 사무총장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이재선 의원도 자민련 대전시지부장, 월드컵특별위원장을지냈다. 이들은 입당식에서 유난히 `백의종군'을 강조했다. "`정치적 단맛'만 좇는 변절의 정치인이 아니라 유권자의 권익과 국리민복의 사명감에 따랐을 뿐"이라는 주장인셈이다. 그러나 이런 `구호'가 무색하게 이들은 사실상 JP로부터 받은 국회 상임위.특위위원장직은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나라당 당직자는 "국회 상임위원장 수가 기존 9개에서 11개로 늘어났다"고 공식 발표까지 했으나 이들이 자민련 시절 한나라당을 `국정 장애물'이라고 비난했던인사들인 점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은 영입의 기준과 원칙을, 두 의원은 자신의 이념과 노선, 철학을 국민에게 먼저 설명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