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오장섭(吳長燮) 이양희(李良熙) 이재선(李在善) 의원 등 지역구 의원 3명의 탈당을 계기로 '탈당 도미노'가 이어지면서 당이 붕괴될 위기에 빠졌다. 남은 당 소속 의원 10명 가운데 지역구 의원은 5명. 현재로서는 김학원(金學元)총무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친(親) 한나라당 성향을 보이고 있어 이날 탈당에자극을 받아 연쇄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J, S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 입당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던 만큼 조만간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악의 경우 자민련에는 김 총무와 전국구 의원 등 6명만 남을 것이란 전망도나오고 있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4자 연대'와 '공동 원내교섭단체 참여'가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뒤 이들의 탈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김 총재는 이날 탈당소식을 보고받고 "뜰 사람은 빨리 가라고 하라"며 담담한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무도 "공동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못하게 발목을 잡아놓고 이제와서 탈당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참에 다 털어버리고 가야겠다"고 격분했다. 한 지역구 의원은 "김 총재에 대한 인간적 의리와 정치적 이념.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총재는 4자연대나 교섭단체 참여를 강행할 수 있었지만 이 경우 탈당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자제해왔다. 소속 의원들이 똘똘 뭉치기만 한다면 정계개편 과정에서 어떻게든 당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지역구 의원 탈당이 가시화된 만큼 김 총재는 조만간 당 진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 핵심관계자들은 김 총재가 교섭단체 구성 등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지난번 민주당 탈당파들과 공동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로 마음을 굳혔던만큼 그쪽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교섭단체 구성후 중부권 신당으로 발전시킬 경우 이번 대선 승패와는 관계없이생존, 내후년 총선에서 재기를 도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의 연대는 한나라당이 김 총재와 자민련의 정치적 실체를 인정하지않고 있는데다 이회창(李會昌) 후보와의 감정의 골도 깊은 만큼 이미 물건너갔고 독자생존도 지역구 의원의 대거이탈 때는 어렵다는 게 당내 관측이다. 김 총재의 의중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탈당의원들을 한나라당이 영입한다면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