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3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의 기양건설 비자금 수수의혹 논란과 `병풍조작' 수사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특히 한 여사에 대한 집중공세를 통해 쟁점화를 시도했고, 한나라당은"병풍조작에 이은 제2의 정치공작"이라고 반격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한 여사의 즉각적인 소환수사를 촉구한 데 이어,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선 당 대표단의 14일 법무장관 수사촉구 방문, 한 여사에 대한 고발 검토, 범박동 재개발단지에 대한 방문조사와 주민 증언 청취, 당보 호외 발간, 전국 지구당 현수막 게시 등을 결정했다. 정 위원장은 "한씨가 기양건설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일부는 이 후보 가족의 호화빌라 거주자금으로 사용됐다고 한다"며 "검찰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특검제 등 모든 방법을 동원,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기양건설 비자금 수사 촉구는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이라고 일축하고 "더이상 정치공작에 매달려 봐야 국민 조롱거리밖에 되지 않을 것인 만큼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당 대변인실도 자료를 내고 "기양건설 공적자금 비리는 DJ집권 이후인 2000년부터 2001년에 걸쳐 일어난 것이며, 만나지도 않은 사람에게 10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 여사가 이날 TV토크쇼에서 이 후보의 중학교 1학년때 일기장을 공개한 것을두고도 양측은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일기장에 `조선독립도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는 대목이 있고, 한 여사가 `그때 일본 선생이 나빴다 했어요'라고 소년 이회창의 반일독립의식이 강했던 것처럼 덧붙였으나, 이 후보가 중1때는 1947년인데 해방된 대한민국 땅에 웬 일본 선생이며, 조선독립 타령이냐"면서 "인터넷에선이를 두고 `제2의 병적기록부'라는 분노가 쇄도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조윤선(趙允旋) 대변인은 "당시는 건국이 되지 않고 신탁.반탁 등의 논의로 시대의 화두가 조선의 완전한 독립이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런의식을 일기에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특히 `조선의 완전한 독립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조선독립도 멀지 않을 것'이라고 잘못 인용해 공격하는 것은 시비를 위한 시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병풍 수사와 관련, "각종 권력비리를 축소.은폐.미봉해온 김각영 검찰총장이 취임하면서 병풍조작 수사가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며 "검찰은 잠적한 김대업을 체포하고 병풍조작의 주범인 천용택 의원, 정치검사 박영관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엄동설한의 추위에 전후방 국군장병을 걱정하는 이땅의 부모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 후보 부부는 자숙해도 모자란다"며 "검찰은 장남 정연씨의 병역면제를 위해 2천만원을 건넸고, 차남 수연씨의 병역면제 입막음을위해 5천만원을 준 혐의를 받는 한인옥씨를 수사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sang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