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10일 "전국 8개권역에서 TV 토론을 거친 뒤 25일까지 권위있는 여론조사기관 4-5개를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노 후보를 수행해 전남 지역을 방문중인 민주당 선대위 김경재(金景梓) 홍보본부장은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노 후보가 경선을 포기하더라도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선대위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도 노 후보와 전화통화를 가진 뒤 "단일화가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후의 방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 그런 얘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노 후보의 발언을 확인했다. 이같은 노 후보의 언급은 통합 21 정몽준(鄭夢準)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대해`경선이라는 큰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며 국민참여 경선을 고수해오던 기존 입장의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노 후보는 이날 순천의 한 호텔 숙소에서 김 본부장 및 조충훈 순천시장과 TV여론조사 보도를 지켜본 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은 역사적임무이기 때문에 정책과 후보가 다르더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특히 노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여기서 그만두면 국민이 허전해 한다"면서 "내가 불리하더라도 하늘에 맡기겠다"고 후보단일화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여론조사 방법에 의한 후보단일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나섬에에 따라 당초부터 여론조사 방법을 선호해온 통합 21측과의 후보단일화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 대선정국의 판도 변화와 관련,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해찬 본부장은 이날 저녁 선대본부장 회의를 마친 뒤 "11일 통합21측과의 협상에서 모든 방식을 다 올려놓고 검토하겠다"면서 통합 21측에 "진지한 안을 가지고 나와 협상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 방법은 한나라당 지지자가 상당수 포함되는 것이어서 현실적이거나 합리적 방식은 아니다"면서도 "최소한 5%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유효화될 것이며, 3-4% 포인트면 어느 쪽이든 흔쾌히 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