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30일 한양대 체육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관람후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대북정책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노 후보는 "한 국내 정치지도자는 부시 미대통령 집권초와 북핵 문제 발생후 `대북지원을 끊어라. 뭐하지 말라'라고 요구하는 등 부시보다 더 강경한 발언을 했다"며 "부시 형님 믿고 그랬겠지만 결국 부시가 `턴'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 93년 한반도 핵위기 상황을 지적, "당장 기분 나쁘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온건책이 장기적으론 비용이 덜 드는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북을 때려 버리면 취업박람회고 뭐고 없다. 집안 살림 다 거덜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북한을 때리지 않겠다는 신뢰, 미국이 북을 때리려 할 때 적어도남한이 이를 말려줄 것이라는 신뢰를 북한에 줘야 한다"며 "서해교전이나 북핵같은문제도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도깨비 방망이나 슈퍼맨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강경책을 써서 재미볼 일이 있을지 몰라도 남한은 재미볼 게하나도 없다"고 한.미간 입장차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저더러 `김대중 대통령과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지만 적어도김 대통령의 외교역량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강경책을 고수하는 듯 보였지만 남북관계에서 미국이 한국입장을 지지토록 만들지 않았느냐"고 `엄호'했다. 이날 `취업 예비세대' 표심 확보에 나선 노 후보는 박람회장에서 각 기업 부스에 들러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취업지망생들에게 "행운을 빕니다" "일자리는 찾았나요" "꼭 성공하십시오"라고 관심을 표시하고, 당초 40분간 예정했던 간담회에서 대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40분간 더 늘려 지방대생 취업난과 여성 고학력 실업 등의 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