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의원측은 27일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자신이 관여했음을 시사한 이익치 전 현대증권회장의 발언에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배후설'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이날 대구 팔공산 등반 직전 이 전 회장 발언을 전해듣고 다소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통합21 내부에서는 이 전 회장이 느닷없이 일본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배경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대선을 50여일 앞둔 시점에 이 전 회장이 이같은 발언을 한데는 배후조종 세력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홍윤오(洪潤五) 공보특보는 "3년전에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현대주가조작사건을 고인이 된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정 의원 등 현대일가가 한 것이라고 두번이나주장, 당시 정 의원측에서 소송을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 이런말을 한 저의가 의심스럽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 인사는 "이 전 회장이 이 시점에서 왜 기자회견까지 해가면서 무의미한 발언을 했겠는가"라며 "대선에 악용하기 위해 배후를 주도한 측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광철(鄭光哲) 공보특보는 논평을 내고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은 이미 3년전사법부의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며 "현대중공업은 당시 계열분리 이전이었고 현대그룹 전체 차원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1천800억원 조달과정에 정 의원이 관련됐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구속됐고 지금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이 전 회장이 느닷없이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한 배경이 궁금하고 말없는 고인을 팔아 정 의원 흠집내기에 나선 것이 스스로의 판단인지 묻고 싶다"면서 이 전 회장의귀국을 촉구한 뒤 "정치권은 정확한 사실확인없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 전 회장의발언에 부화뇌동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세 확산을 경계했다. (서울.대구=연합뉴스) 황정욱 김범현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