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팀 수뇌부는 25일 북한의 담화발표와 관련,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 북한의 진의 파악에 주력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외교를 보좌하기 위해 멕시코 로스카보스를 방문 중인 최성홍 외교부 장관,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임성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오전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발표 내용을 보고받고 숙소인 로열 솔라리스 호텔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외교 수뇌부는 북한이 핵 개발 프로그램 시인 파문 이후 8일 만에 내놓은 공식 반응의 정확한 배경과 의도에 대해선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가급적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임성준 외교안보수석은 "말을 아끼는 것이 좋다"면서 "오늘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핵문제가 논의됐고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공식적인 라인에서 공식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임동원 특보도 "나는 할 얘기가 없다"며 함구했다. 최성홍 장관은 "핵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입장이기 때문에 (진의를) 분명하게 파악하고 체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 외교 당국자는 "북한의 의도는 좀더 면밀히 분석해봐야 하며,이에 대한 한·미·일 3국의 입장은 조율해봐야 한다"면서 "북한의 담화가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스카보스(멕시코)=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