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26일 내놓은 담화는 켈리미국 대통령 특사가 밝힌 '핵 대화' 내용과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켈리 특사가 주장한 북한의 '비밀 핵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한 대목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 특사에게 미국의 가중되는 핵압살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북한)가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는 물론 그 보다 더한 것도가지게 되어 있다는 것을 명백히 말해주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특사는 아무런 근거자료도 없이 우리가 핵무기 제조를 목적으로 농축 우라늄 계획을 추진하여 조-미 기본합의문을 위반하고 있다고걸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북측의 이같은 주장은 핵무기를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기 보다는 만약 외부의 위협이 가중될 경우 핵무기를 가질 수도 있다는 '엄포성' 발언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는 외무성 대변인이 "자주권을 생명보다 귀중히 여기는 우리에게 있어서 미국의 오만무례한 처사를 놓고 이 보다 더 알맞은 대답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 대목에서도 읽을 수 있다. 반면 켈리 특사는 지난 19일 서울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측에 즉각적이고가시적으로 비밀 핵무기 계획을 중단하라고 했다"면서 "처음에는 부인하던 북한 관계자들도 그런 계획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단호히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핵무기 개발 협상을 위한 전제 조건을 제시한 대목도 양측의주장이 다르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첫째로 우리의 자주권을 인정하고 둘째로 불가침을 확약하며 셋째로 우리의 경제발전에 장애를 조성하지 않는 조건에서 이(핵무기 개발)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명백히 밝혀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켈리 특사는 "북한이 구체적 요구를 내걸지 않았다. 일괄타결 방식으로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은 없었다"고 말해 대조적이다. 이밖에 북한의 대화 의지 여부를 둘러싼 북.미간 견해차도 드러났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가 발가벗고 무엇을 가지고 대항한단 말인가"라고 반문한뒤 협상을 통해 (핵무기 개발)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혔다고강조했다. 이에 대해 켈리 특사는 "(북한이)대화할 의사가 있었다면 그런 표명(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시인)말고 다른 여러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며 대화의지를 일축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케리 특사에게 제네바 기본합의를 폐기를 밝혔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