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을 연결짓는 경의선과 동해선의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남북철도건설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부설 남북철도연구사업단의 양신추 단장(42)을 만나봤다. 남북철도연구사업단은 남북철도 건설과 대륙철도 연결에 따른 준비와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월 설립됐다. "북한의 철도 수준은 우리나라의 1960∼70년대 수준으로 평가됩니다.따라서 남북 철도가 연결되더라도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양 단장은 "북한 철도는 궤도와 차량 등 장비가 낡아 평균 시속이 30∼50㎞ 수준으로 남한 철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남북 철도가 연결되더라도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뒤따라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한이 50년 이상 서로 다른 철도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생긴 기술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철도기술연구원의 전문가 11명이 사업단에 참여,기계·전기·전자·토목·교통공학 등 분야별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북한은 철도가 중요한 수송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철도망이 상당히 촘촘하게 깔려 있다"며 "전체 철로의 길이가 5천1백㎞로 남한보다 2천㎞ 정도 길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북한의 복선화율은 3%로 남한의 30%에 비해 훨씬 떨어지며 교량과 터널이 낡아 효율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양 단장은 "경의선 등 끊어진 철로를 연결하는 작업은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다만 레일 모양이 다르고 전력공급방식 신호체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장기적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전력으로 기차가 움직이는 전철화 구간의 경우 남한은 교류 방식을 쓰는 반면 북한은 직류 전류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철도를 주요 군사시설물로 간주해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는 "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중국인 등 제3국인을 통해 자료를 입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양 단장은 "남북 철도 연구사업은 향후 러시아 중국 등과 연계를 감안해 장기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더라도 수송 문제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단장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지난 97년부터 철도기술연구원에서 동역학·궤도시스템 등을 연구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95년 설립된 철도 종합연구기관으로 철도대학(경기 의왕)안에 있다. 2백여명의 연구원들이 차량기계.궤도토목.전기신호.정책운영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철도기술.철도운영 효율성 향상방안 고속철도기술연구 도시철도.경량전철 기술연구 철도용품 및 재료 성능시험.인증사업 남북철도 연계 및 유라시아 대륙철도망 구축 연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