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 특사로 지명된 제임스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8명의 미국 대표단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3일 방북길에 오른다. 부시 행정부 출범 후 21개월만에 재개될 이번 북미회담에서 양측이 어떤 성과를거둘지 주목된다. 하지만 당장 이번 회담을 통해 큰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켈리 차관보는 2일 방북에 앞서 서울에 들른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북미간의) 큰 돌파구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이번 방문은어디까지나 실무방문"이라고 회담성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미국측 대표단은 또 우리 정부와 가진 협의에서 "이번 회담을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의 반응을 확인하는 자리로 의미를 두고 있다"는 뜻을 밝히며 이번 회담의 성과를 분석한 뒤 추후 회담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탐색전에 의미를 두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도 불구,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WMD(대량살상무기)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파격적 제안을 함으로써 북미현안타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일단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등 WMD 해결을 비롯해 재래식 전력감축 문제, 인권개선 및 인도주의적 지원 개선문제 등에 대한 기존의 미국측 입장을 적극 제기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과거핵 의혹 해소를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즉각적인사찰을 수용할 것과 미사일 개발.생산.수출중단 등을 강력히 요구할 전망이다. 이번 방북대표단에 한미연합사 부참모장을 지낸 미 합동참모본부 마이클 던 소장 등 2명의 국방부 관계자가 포함된 점에서도 이같은 미국의 의지는 확인된다.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 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다만 북미간 대화 테이블 위에 놓인 현안이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사과와 재발방지'로 큰 가닥을 잡은 일본인 납치문제 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점에서 회담과정에서의 진통도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경제개혁 움직임이 결국 미국과의 관계개선 없이는 실패로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북한측이 이번 회담기회를 통해 파격적 입장표명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북미관계는 남북, 북일관계 진전과 맞물려 급물살을 타면서 WMD 해결과체제보장을 일괄타결 하는 방식으로 후속회담이 급진전될 수도 있다. 또 파격적인 수준에는 못미치더라도 WMD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전달할경우 북미관계는 후속회담이 이어지는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