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을 넘어선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씨의 병역문제에 대한 검찰수사가 종착역을 향해 막바지로 치닫는 양상이다. 검찰은 특히 정치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최근 수사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 나타나기 시작함에 따라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수사를 매듭짓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속도도 다소 빨라질 전망이다. 수사팀은 이번 주말께 `김대업 테이프'에 대한 성문분석 결과를 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목소리의 주인공이 김도술 전 수도통합병원 주임원사가 맞는지 여부 등을 최종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도 함께 넘겨받을 예정이어서 김도술씨가실제로 정연씨 병역면제와 관련한 진술을 했는지, 테이프가 조작됐는지 여부 등 그동안 테이프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의 공식입장이 조만간 나올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테이프를 김대업씨 주장을 뒷받침하는 물증으로 삼기 어렵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파다해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김대업씨가 제출한 2개의 테이프 중 하나는 테이프 자체가 2001년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고, 김대업씨가 김도술씨의 진술을 녹음했다고 주장한 나머지 것도 99년에 만들어지긴 했으나 김씨 진술과 부합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증거로 삼기 어렵다는것이다. 게다가 이번 2차 성문분석을 위해 제출된 2차 테이프의 음질상태도 `판독불능'판정을 받은 1차 테이프와 크게 다르지 않아 김도술씨 목소리 여부 등을 명확히 판단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유일한 물증이나 다름없는 테이프에 대한 미련을버리고 계좌추적과 관련자 직접 조사에 마지막 승부수를 걸고 있는 듯한 대목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도 계좌추적 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하루에 관련자 5-6명씩불러 의문점을 물어보고 있다"며 "계좌추적과 별도로 사건 관계인도 소환해 사실관계에 대해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검찰은 또 지난 1일 수사팀 전체회의를 열어 지금까지 수사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수사계획 등을 논의하면서 수사속도를 높이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수사의 고삐를 당겨 테이프 문제 외에도 ▲정연씨가 돈을 주고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는지 여부 ▲병적기록표 의문점 ▲병역비리 대책회의 개최여부 ▲수연씨 병역면제의혹 등 핵심쟁점을 사안별로 최종 정리하겠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검찰 고위관계자는 "금주말까지는 대검의 테이프 성문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10일이 걸리든 20일이 걸리든 현재 진행중인 계좌추적과 관련자 조사 등 보강조사에 주력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 (병풍에 대한)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언급 등을 종합해 볼 때 검찰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김대업씨가 최근 이 후보 차남 수연씨의 병역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있는가운데 검찰도 수연씨 문제를 고강도로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져 막바지 수사국면에예상밖의 돌발변수가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