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이 개혁색채강화를 통한 노풍(盧風) 재점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정치 주도세력의 전면적인 교체를 표방하고 나섬으로써 당내외 여론의 호응도가 주목된다. 민주당 선대위 조순형(趙舜衡) 정치개혁추진위원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이젠정치의 주도세력이 바뀌어야 한다"며 "도덕적 정당성과 실천적 능력을 갖춘 새로운 정치주체들이 결집하고 국민과 연대해 낡고 부패한 정치세력을 완전히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선대위 정치개혁추진위 내부자료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주장했던 `주류론'을 겨냥, "`타락한 주류', `시류영합적 구주류'에 대해 국민이 이미 유죄판결을 내린 만큼 신(新)가치와 신(新)문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주도세력을 결집해야 한다"며 `뉴스트림(NEW STREAM.신주류)'론을 펴고 있다. 또 이의 실천프로그램으로 `클린 클리어 코리아(Clean Clear Korea)'를 통해 권력형 부패와 비리, 권위주의를 일소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치개혁추진위는 오는 4일 정치개혁을 주제로, 7일에는 당 개혁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페달을 밟을 방침이다. 노 후보측의 이같은 행보는 개혁성 강화를 통해 현 정치의 지역분할 구도를 깨고 세대, 계층을 중심으로 구도를 재편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노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초발심으로 돌아가 원칙대로 하겠다"고강조했다. 대선이 8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 후보의 지지율을 반전시키지 않고선 대선승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수성향 유권자의 이탈을 다소 감수하더라도 개혁성향의 지지층을 결집해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 후보측의 이같은 주도세력 교체론은 한국정치 일반을 겨냥한 것일 뿐아니라 민주당내 반노.비노측의 통합신당.후보단일화 압박공세와 관련, `민주당 개혁'과도 직결되는 것이어서 반노.비노측이 반발하고 있다. 조순형 위원장은 "당내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한국정치 전반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으나 "선거전략상 선대위가 중심이 되고 당의 모든 기구를 흡수하는 게원칙이며, 지도부가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당-선대위 이원체제 종식과 당 지도부의 기득권 포기를 주장함으로써 정치전반과 당개혁 필요성을 동시에 지적했다. 노 후보가 지난달 30일 선대위 출정식에서 "끊을 것은 끊고 가겠다"며 반노.비노세력을 향해 경고성 발언을 한 직후, 부산 방문에서 "나부터라도 개혁적이고 지조있고 원칙을 지켜온 정치인들과 함께 바꿔나가겠다"고 말한 것 등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한화갑 대표는 최근 시사주간지 인터뷰에서 `주도세력 교체론'에 대해 "합당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반노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진보정당을 하겠다는 것이며, 나가라는 것 아니냐"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노 후보의 개혁 드라이브가 주 공격대상인 당외 세력과 충돌하기 앞서 당내 반노.비노세력과 충돌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천정배(千正培) 후보 정무특보는 당내 반발세력에 대해 "자기 스스로 낡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낡은 것이고, 새롭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것"이라며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측의 개혁과 주도세력 교체론이 국민의 정치개혁 욕구를 담아냄으로써 노풍 재점화로 이어질지, 당내 반노.비노세력의 주장대로 보수.중도성향 유권자들의정서적 거부감을 초래하는 결과만 빚어 반노.비노세력과의 당내 권력투쟁으로 축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