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7일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 불교병원 준공식에 참석, 2시간 가량 머물며 '불심(佛心)' 잡기에 집중했다. 먼저 축사에 나선 이 후보는 "불교병원 준공은 불교계의 숙원이자 2천만 불자의염원이기도 하지만 중생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자비 정신이 의술을 통해 퍼지기 때문에 온 국민의 기쁨"이라며 "양.한방 협진과 선(禪) 센터 설치는 불교병원만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축하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최근 불교계가 정부정책에서 소외되고 개발정책에 밀리고 불교유산이 방치되는 안타까운 일을 많이 겪었다"며 "불교유산 보존을 위해 정부지원을 확대하고 전통문화 세계화에 노력하겠다"고 공약했다. 노 후보는 "불교병원 준공은 많은 뜻이 있다"며 "경영이 잘돼서 지역사회, 불자,나아가 국민들에게 훌륭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기술 발전, 우수한 의료인 배출에 앞장서는 한국의학의 요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또 "특별히 운이 좋지 않거나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의 가장 큰 고통과 걱정은 몸이 아픈 것"이라며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보건의료정책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 후보와 노 후보는 이날 준공식에서 단상에 2시간 가까이 나란히 앉아 있으면서도 서로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는 등 냉랭한 모습으로 일관, 꼬여만 가고 있는 최근의 여.야 관계를 그대로 보여줬다. (고양=연합뉴스) 김정섭기자 kim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