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기 위해 덴마크를 방문 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유럽과 아시아 각국 정상들을 상대로 `북한현안'에 대한 외교노력을 집중적으로 펼친다. 그는 특히 최근 평양에서 가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토대로북일 외교관계 정상화의 정당성은 물론 국제사회의 `개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의장성명에 북한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우선 22일 한국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주룽지(朱鏞基) 중국총리를 잇따라 만나 북일 수교교섭에 대한 일본정부의 계획을 설명하고 한.중 양국의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또 다른 아시아 및 유럽 정상들과 양자회동을 잇따라 열어 `폐쇄적인'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촉구한다. 이어 23일의 아셈 정상회의에 참석, 세차례 회의일정을 소화한 뒤 24일 오전 일본으로 돌아간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북한 문제를 비롯, `9.11사태' 이후 테러 대처문제와 최근의 이라크 사태, 인도-파키스탄간 긴장 고조사태를 포함해 유럽과 아시아 교류 확대방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현지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 이후 첫 해외 순방길에 오른 고이즈미 총리는 코펜하겐도착에 앞서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및 아시아 정상들 모두 일본과 북한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 주룽지 총리와 긴밀한 접촉과 협력을 갖게될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이번 아셈정상회의 의장성명에 북한이 국제사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안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각국 정상들을 설득할 방침이라고 일본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 2000년 남북한 정상회담 이후 열린 제3차 아셈정상회의에서는 남북한간 긴장완화 움직임을 지지하는 내용이 의장성명에 포함됐었다. 당시 정상회의 의장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은 의장성명에서 북한의 아세안지역 안보포럼(ARF) 가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 내각에 대한 지지도가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 직후 급등한것으로 여론조사결과 나타났다. 아사히 방송이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500명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이즈미 내각에 대한 지지도가 지난 8월의 24.0%에서 68.2%로 치솟았으며,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19.6%에서 16.6%로 떨어졌다. 또 응답자의 69.6%가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라고 대답한 반면 실패했다는 반응은 12.0%에 불과했다. 반면 응답자의 89.2%는 김정일 위원장의 `일부 특수 조직원들이 망동주의에 의해 저질렀다'는 일본인 납치 관련 주장을 못믿겠다고 말했으며 5.8%만이 김 위원장을 믿는다고 답해 납치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대변했다. (코펜하겐 교도.AFP.dpa=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