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은 정치개혁론으로 집약된다. 대선출마의 사유도 "정치개혁에 몸을 던져야겠다는 소명의식"으로 규정지었다. 정 의원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깊은 불신을 내비쳤다. 자신에 대한 높은 여론지지도의 배경을 놓고서도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감, 실망감, 분노의 심각성"으로 해석했다. 그는 새 정치의 본질로 "상식에 의한 정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정치상식은 지역감정에 의존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화합의 정치, 과거 집착의 정치가 아닌 미래지향의 정치, 혼자 독단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 의사를 두루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정 의원은 교육 개혁을 제시했다. "상식이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한 만큼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향상시키기 위해 교육 투자를 과감히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초당파적 대통령론을 제시하고 공정한 대선 경쟁을 촉구했다.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선거전을 벌이지 않을 것을 다짐하면서 "대선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이 선거법을 철저히 지키자는 서약을 국민앞에 함께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법정 선거비용 준수를 위해 무급 자원봉사자 등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비용 저효율 정치의 원인으로 정당의 비대화를 지목, 중앙당 규모 축소와지구당 기능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국고보조금의 의원 직접 배분과 대변인제 폐지 등도 그의 정치개혁 항목이다. 정 의원은 특히 제(諸) 정파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상식의 정치를 여는데 뜻을 같이하는 많은 정치인들과 함께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며 "우리 정치의 혁명적 수준의 변화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연대 대상으로 민주당내 중도파와 `반(反) 노무현' 세력을 비롯, 자민련, 민국당,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을 지목하고 있다. 이른바 `반(反) 이회창, 비(非) 노무현' 연합 세력 형태다. 궁극적으로는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의 대통합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주변인사들의 설명이다. 그는 "나를 보고 재산이 많다고 하고 정치업적도 없다고 하나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열정과 사명감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면서 "정치개혁이 없이는 이나라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출마선언에서 외교.안보, 경제, 여성, 환경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향후 검증의 초점이 될 자신의 주변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출마 의사를 밝힌 뒤 공식 출마선언때까지 시간적으로 촉박했다는 게 측근들의설명이다. 또 주변문제에 대해선 먼저 해명하는 것보다 본격적인 검증이 이뤄지는시점에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