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9시40분께 북측 기자단 7명이 판문점 군사정전위 회의실 T-1과 T-2 건물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데 이어 2-3분후 북측 대표단 15명이 유영철(대좌) 수석대표를 선두로 남측 평화의 집으로 왔다. 유영철 대좌 등 북측 대표단은 평화의 집 현관에 영접나온 남측 대표단을 만나자 비교적 밝고 여유있는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김경덕(군비통제실 차장.준장) 남측 수석대표는 첫 대면에서 "오랜만입니다. 건강해보입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유영철 북측 대표는 "오랜만입니다"라고 화답했다. 첫 인사를 교환한뒤 양측 대표는 각자 회담 사무실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겸한 최종 회의를 한 뒤 약속대로 오전 10시에 회담장에 들어섰다. 김경덕 남측 수석대표가 "1년 7개월만인데 참 건강해 보입니다"라고 인사하자 유영철 북측 대표는 "지난 7, 8월에 경치좋은 동해 바닷가에서 한 달 휴가를 즐겼습니다. 이게 다 김경덕 준장이 저를 부르지 않아서 휴가를 다녀온 것입니다. 김 준장이 그 때 저를 찾았다면 휴가를 즐기지 못했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김경덕 준장이 "지난번 태풍 루사로 남측은 피해를 많이 봤습니다. 북측도 피해가 있었나요"라고 묻자 유영철 대표는 "한 강토인데 어떻게 피해가 없었겠습니까. 우리도 재산 피해가 상당했고 인명 피해도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경덕 남측 대표는 "남측도 태풍 루사로 재산 피해가 엄청났습니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수재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뭔가 결실이 있는 회담을 합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측 유영철 대표는 "지금 북과 남은 이번 회담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군사보장합의서를 채택하느냐 마느냐, 빨리 하느냐 늦게 하느냐에 따라 경협위에서 합의한 착공식 날짜를 보장하는가 못하는가가 결정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대표는 "사실 털어놓고 말하면 북과 남 사이에 좋은 관계들이 많이 진척되고 있지만 양쪽 군대들이 보장합의서를 주지 않아 합의안을 이행할 수가 없죠. 6.15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자는 것이 우리 군대의 시종일관된 입장입니다. 그런견지에서 이번 회담이 결실 있는 회담이 되도록 모든 것이 다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김경덕 준장은 "그런 말을 듣고보니 오늘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 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남북은 14일 오전 10시부터 12시30분까지 오전 회담을 마친 뒤 점심 휴식을 가진데 이어 오후 3시10분 회담을 속개했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해 2월 경의선 공사를 위해 합의한 군사보장합의서 41개 조항을 재확인하고 이에 준해 작성된 동해선 군사보장합의서 초안을 놓고 입장을 교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측이 점심 시간에 각자 상부로부터 훈령을 받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아 이견을 좁히는 작업을 벌이기 때문에 회담이 오후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담 진행이 순조로울 경우 오후 접촉에서 동해선 군사보장조치조항들에 사실상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오는 16.17일 두 차례 회담을 더 열어 상호 국방장관의 서명 교환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문점=연합뉴스) 공동취재단